[데일리즈 박헌주 외부기고가]
견인견지(見仁見智)는 다양하고 생각이 많은 세상, 사람이 보는 것에 따라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다른 생각'이 결국은 '같은 의미'라는 점을 일깨운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을 지키고, 도전하게 하는 말 한마디가 될 수 있다. <편집자 주>
책을 읽다 보면 이야기 사이사이에 그와 유사한 독자 자신의 경험들이 덧대어지고 끼어든다.
나를 돌아보고 다시 보게 하고 잊어버렸던 것을 기억나게 한다. 이런 기억은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나를 만나게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텍스트가 간접적으로 들리게 할 수 있다면,그것은 내게서 최상의 즐거움을 생산해 낼 것이다. 내가 텍스트를 읽으면서 머리를 자주 들고 다른 것을 들을 수만 있다면…."
<책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지금은 없다, 이종서,박창희 지음, ©나비의 활주로>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薄暮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김훈의 장편소설<칼의 노래>에 나오는 도입부분입니다. 자연스럽게 작가는 시공을 초월하여 4백여 년 전 남해바다의 전장으로 우리를 소환합니다.
소설은 자꾸만 생각의 덩어리를 던져 줍니다. 조선 수군 함대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바다 물결 저편의 일본함대의 모습. 때로는 이순신도 되어 보고, 수군 병사도 되어 봅니다.
책은 그렇게 나를 반추하게도 하고, 소설 속으로 감정이입 되게도 합니다. 그렇게 나의 자아는 확대되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합니다. 책 읽기의 힘입니다.

필자 : 박헌주 - 창의사고력수학 '몬스터매스'ㆍ조이앤에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