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시위가 밤이 깊어질수록 격화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전 날 시작된 반중 민주주의 시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홍콩 시민들은 9일 오전 3시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해 코즈웨이베이 거리, 완차이를 지나 애드미럴티의 홍콩 정부청사와 의회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시위는 홍콩 인권 단체 ‘민간인권진선’이 주최한 것으로, 주최 측은 이번 시위에 103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국가보안법 개정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몇 주 동안 홍콩 행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며 긴장이 흘렀다.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 본토는 물론 대만, 마카오 등의 요구에 따라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오는 12일 법안을 의회에 부치고 이달 내 법안을 최종 통과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범죄인 인도 조약'이란 외국에서 그 국가의 법을 위반한 범죄인이 도망해온 경우, 외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범죄인을 체포해 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조약이다. 형사 사건의 효율적이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 많은 국가들이 인근 국가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서 주권을 반환하고 자치권을 획득한 후 범죄인 송환 국가를 일부 제한했다.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앞으로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에 따라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생긴다.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는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과 시카고 등 세계 26개 도시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자정이 넘어가며 홍콩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가 주차장 문과 일부 재화들을 의도적으로 부수고 있다"며 "폭력 시위에 무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