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동물권 행동 카라'는 말한다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동물권 행동 카라'는 말한다
  • 최미경 기자
  • 승인 2019.03.21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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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최미경 기자 ] 

동물과 인간의 공존은 지구의 시간과 같이하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역사속에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쓰이고 소비되던 동물은 이제 인간의 동반자,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듯 인간과 동물의 지속 가능한 동행을 위해 동물 역시 인간에게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는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라 홈페이지
©카라 홈페이지

이에 데일리즈에서는 동물권행동 카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켜져야 할 동물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동물권 단체 카라의 '김나연' 활동가와 '하미정' 활동가가 응해주셨다.

방콕의 코끼리 생츄어리에 방문한 김나연 활동가. 카라는 야생동물을 전시, 트래킹하는 것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카라 제공
방콕의 코끼리 생츄어리에 방문한 김나연 활동가. 카라는 야생동물을 전시, 트래킹하는 것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카라 제공

국내 3대 동물권 단체 중 하나인 카라의 여타 다른 단체와의 차이점은?

카라는 동물보호나 구조에 관한 근본적인 교육, 정책, 캠페인을 통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개선'이 되기를 바라는 단체다.

위기에 처한 동물을 직접적으로 구조하는 것도 동물권을 위해 중요한 일이지만 카라가 원하는 것은 그야말로 '동물에 대한 체계적인 돌봄 시스템'을 국가가 갖춰나가도록 독려하고, '동물권이 제대로 지켜지는 정책'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동물권'이란 동물이 사는 동안 동물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지켜지는것을 의미하며, 동물의 행동욕구와 치료의 권리와 같은 기본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카라는 말한다.

카라의 입양카페 '아름품'에서 유기견 애랑이를 업고 있는 하미정 활동가 ©카라 제공
카라의 입양카페 '아름품'에서 유기견 애랑이를 업고 있는 하미정 활동가 ©카라 제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학대와 유기에 대한 카라의 입장은?
 

우리나라 4가구 중 한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다. 동물등록제를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행돼야 할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본다.

동물을 얻을 때 어렵게 얻어야 한다. 펫샵에서 돈을 주고 쉽게 구입하는 동물은 쉽게 괴롭힐 수도, 버릴 수도 있게 된다. 운전면허처럼 '동물 반려 자격증'과 같은 제도를 통해 반려동물을 쉽게 얻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반려 동물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독일 같은 나라에서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입양해 가기도 한다. 독일은 반려동물을 얻기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라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한다.

베지테리언과 비건, 육식주의자와 개식용주의자들의 평화로운 공존은 어떻게 가능할까?

기본적으로 카라 건물 안에서는 채식만 가능하고 겨울에는 패딩도 비건 패딩이라해서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을 입는다.

하지만 밖에서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을 강요하지 않지만 카라에서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베지테리언이 된다.

몇몇 활동가들의 경우 채식을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때에는 육식을 하기도 한다. 그것을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 부른다.

완벽한 비거니즘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현실적인 여건에 맞게 과도한 육식주의를 지양하고 채식주의에 대한 몰이해를 해제하자는 거다.

개를 먹고 안먹는 것은 자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개도살을 위생적으로 실시해 소나 돼지고기처럼 유통해 달라는 것으로 개식용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개식용 종식 국민대집회 현장사진 ©카라 제공
지난해 7월 개식용 종식 국민대집회 현장사진 ©카라 제공

하지만 현재 식용을 위해 개를 키우는 산업은 사양산업이다. 개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조차 전업비용을 국가에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고, 국회에서도 개 농장 폐쇄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게다가 수의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농장에서 키워 식용으로 내놓는 대부분의 개들은 최소 2~6개의 항생제에 오랜시간 찌들어 있고, 배변물을 치우지 않기 위해 땅에서 살짝 떠있는 소위 뜬장이라는 곳에 가둬서 제대로 된 먹이가 아닌 음식물 쓰레기를 먹여서 키운다.

이런 부분들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은 개농장 자체가 매우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개고기'의 생산 과정이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만큼 떳떳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개를 도살해 먹는 과정은 최소 현행법 6개를 위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먹을것이 많은데 굳이 이런상태의 개를 먹을 필요가 있는 것일까?라는게 우리의 대답이다.

최근 카라와 4개 동물단체 협업으로 구조한 벌교 개농장의 개들 ©카라제공
최근 카라와 4개 동물단체 협업으로 구조한 벌교 개농장의 개들 ©카라제공

개와 인간의 관계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어도 이미 개식용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때문에 ‘개식용주의자들과의 공존’은 카라의 기조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들이 개식용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법정책으로 개식용을 완전히 종식하는 것이 카라의 목표다.

소나 돼지 닭 역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사육된 동물을 먹는 인간이 과연 건강할 수 있겠는가? 그런의미에서 인도적 동물사육환경 역시 필수다.

다만 돼지, 소, 닭, 개 등 각 동물 고유의 문화적인 맥락을 달리 이해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닭도 고통스럽게 사육되니까 개도 그래야 해’라는 하향평준화의 논리는 경계해야 한다.

가축을 사육하고 도살하는 직원의 경우 적은 임금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고, 또한 그들은 과도한 공장식 축산 속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동물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주면서 사육하는 것이 인간의 삶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동물권이란 인권과도 뗄 수 없는 문제다.

한쪽 눈을 잃고 구조된 고양이 ‘피오나’ ©데일리즈
한쪽 눈을 잃고 구조된 고양이 ‘피오나’ ©데일리즈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학과에서 조차 자행되는 동물실험에 대한 의견은?

의약품이나 화장품등의 동물실험은 인간의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동물실험의 결과가 유의미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현재 화장품의 동물실험은 법적으로 금지 돼 있고 초등학교에서의 동물 해부 실험 역시 모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미 그렇게 하고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

모피나 오리털과 같은 동물의 털을 옷으로 만들어 입는 것에 대한 의견은?

동물의 털이나 가죽 채취방법 역시 충분히 덜 잔인하게, 더 윤리적으로 할 수 있고 웰론과 같은 소재로 만든 비건 패딩같은 것들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옷을 오래 아껴입으면서 소비를 줄여나가는 것이 단순하게 동물권만 생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구의 환경까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동물보호'라고 생각한다.

카라가 보호하는 동물들은 평균 200여 마리로 구조와 치료, 보호, 입양의 선순환을 추구 ©카라제공
카라가 보호하는 동물들은 평균 200여 마리로 구조와 치료, 보호, 입양의 선순환을 추구 ©카라제공

생태계가 기능적으로 순환할 수 있어야 인간과 비인간동물이 더 건강한 환경을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단순히 동물에게 머무르지 않고 결국 인간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카라의 활동가로 일하며 배운 것이다.

최근 동물권 단체들의 잡음이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생기는 대표의 독단적 결정 시스템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민단체로서 시민의 뜻과 활동가들의 판단을 토대로 민주적인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 카라의 입장이다. 카라의 경우 활동가들의 회의와 대의원회의와 같은 복잡한 의사결정 기구를 통한 충분한 토의를 토대로 업무를 하다보니 오히려 피드백이 늦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카라 더봄센터 조감도 ©카라 제공
카라 더봄센터 조감도 ©카라 제공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제 동물은 '애완에서 반려'로, 인간은 '동물권을 통해 인권도 지켜나갈수 있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많이 알리고 싶다.

또한 올해 핵심 목표 사업인 '카라 더봄센터'의 완공과 더불어 더봄센터가 단순한 유기동물의 보호소를 넘어 돌봄, 교육, 입양, 봉사 등 종합적인 반려동물 복지센터로 탄생하길 바란다.

©데일리즈
©데일리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카라 활동가들의 발그레해진 얼굴이 그들이 말하는 동물권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아닌가 생각했다. 또한 활동가들의 옷마다 정신 없이 묻어있는 고양이 털이 그들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카라가 동물권단체고 일부 유기동물들의 보호소 역할도 하다보니 건물 앞에 종종 반려동물들을 버리고 간다고 한다.

건물의 입구에 붙어있는 '동물을 유기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우리의 동물권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서 안타까웠지만, 카라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동물과 인간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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