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선한 행동을 하는데 목적을 과시하거나 칭찬을 받으려 해선 안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선행은 우연찮은 기회로 세상에 드러난다.
일부 기업들의 선행은 간혹 매체를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직 한번도 드러나지 않은 선행이 발견(?)됐다. 무려 19년동안의 선행은 한번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그 주인공은 이유식 전문업체 '베베쿡'(대표 한윤재)이다. 입양기관 소식지에 소개된 베베쿡의 선행 기사는 베베쿡이라는 낯선 이름의 회사를 다시 찾아보게 했다.
4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입양기관에 베베쿡이 지속해 후원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데일리즈'가 소개한다.
이유식 판매ㆍ배달 전문업체인 베베쿡은 기업 설립 이후 약 19년간 서울의 한 입양기관에 연령별 이유식을 지속적으로 무상 후원하고 있다.
또한 생산공장이 위치한 강원도 춘천의 '베베쿡 팩토리'는 지역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춘천시 복지정책과와 협약을 맺고 손길이 필요한 시설에도 기부하는 사실이 알려졌다.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면서도 간단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해듣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베베쿡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했던 베베쿡의 임원진은 점심 식사를 위해 들린 식당에서 근처 해외 입양아동을 임시 보호하는 입양기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낯선 부모를 찾아 먼 이국을 가야만 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는 당시 관계자는 바로 기관에 연락해 아이들의 연령과 인원을 파악해 후원을 시작했다.
이 후 입양기관과는 매달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양아 입소 현황을 수시로 파악해 연령별 이유식이 계속 후원됐다.
춘천시 한부모 기관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클리어 스프링 퓨레'과 '처음먹는 어린이 김'을, 임산부와 미혼모 보호시설에는 '엽산 플러스'와 '철분 플러스' 영양제까지 꼼꼼하게 전달되고 있다.
'클리어 스프링 퓨레'는 사과, 배, 바나나 등 유기농 과일을 이용한 아이들 간식이며, '처음먹는 어린이 김'은 발효간장을 사용해 나트륨 함량이 낮은 건강한 어린이 조미김이다.
또한 엽산과 철분 영양제는 임산부에게 절대 필요한 요소다. 엽산은 다운증후군, 저체중아, 습관성 유산 등 위험을 예방하고, 태아의 뇌 발달을 도와 신경관 결손을 막는다. 철분은 임산부 빈혈 방지를 위해 꼭 섭취해야하는 영양소다.
춘천시에 후원하는 한부모 기관과 미혼모 시설은 네 곳이나 됐다. 다만 기관이나 시설의 입장을 감안해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는 않기로 했다.
베베쿡 관계자는 취재 내내 입양 및 한부모 시설 후원에 대해 "임원진들의 자발적 동요에 의해 시작됐기 때문에 후원 사실을 마케팅이나 기업이미지 홍보에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강조했다.
이어 "19년 전과 비교해 기관이 많이 커지고 후원 기관도 늘어남에 따라 현재 연간 약 3억 원 정도의 비용이 후원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또한 "하지만 이유식이라는 특성상 직접 조리하려면 많은 시간과 번거로운 수고가 동반된다. 기관처럼 수십 명의 아이들이 있는 곳은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 볼 때 봉사하는 마음으로 필요한 기관에 전달하는 것이며 향후 계속해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베베쿡은 2000년 설립된 이유식 전문기업이다. 2018년 영유아 브랜드 선호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해 명실상부한 이유식 대표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