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요즘 가장 인기가 있는 취미 중 하나가 ‘가죽공예’ 또는 ‘가죽공예 배우기’라고 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실용적인 데다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서 20~40대 여성들의 인기가 아주 많다고 들린다.
심지어 가죽공예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결과가 좋으면 쇼핑몰도 운영할 수 있고 동병상련의 사람들에게 기술도 전수할 수 있지 않을까?
17일 서울 은평구에서 ‘바비가죽 공방’이라는 개인 공방에서 가죽공예를 하고 있는 권아현 공방장을 만나 가죽 작업과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가죽공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바비가죽 공방’ 안내를 부탁드린다
“자기만의 감성으로 디자인하는 공방입니다. 바비가죽공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흰토끼에서 따왔어요. 바비는 보통 토끼이름으로 많이 사용하기도 해요. 흰토끼가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에 데려가듯 바비가죽공방이 재미있는 가죽공예로 데려간다는 의미예요.”
- 시작한지 7년째라고 들었다. 가죽공예는 아직까지도 생소한 분야인데, 초기는 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큐레이터 강사, 실내 디자인 등을 공부했고 취미로 시작한 것이 직업으로 갖게 됐어요.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만들고 했지만 오래하는 취미생활은 없었어요, 그러다 아는 지인이 가죽공예를 하고 있어서 작업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가방을 만들면서 오는 만족감이 다른 공예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그 만족감으로 계속 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공방도 많지 않았고, 관련 내용도 인터넷에서 찾기 힘들었어요. 그 이후 그 분 소개로 공방을 다니게 되었고 지금은 제 잡(job)이 되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바비가죽 공방’은 투박하지 않았다. 약 25평 정도되는 공간 가운데 큰 작업테이블이 있고, 이미 만들어진 가방이나 수첩 등이 분야별로 잘 정돈돼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였다. 결국 공방장의 예술성을 따라 공방이라는 투박함을 벗어나 간결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가죽공방 특유의 가죽 냄새도 심하게 나지 않았다.
- 가죽공예의 매력은?
“저는 실용적인 면을 많이 보는 편인데 가죽공예는 굉장히 실용적이어요. 가죽은 어떻게 보면 천과 같아서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선물하기에도 너무 좋은 공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재료로 사용할 때마다 느껴지는 만족감이 큰 매력이어요. 지금도 가방을 들고 나갈 때 마다 느껴지는 만족감은 무척 크답니다.”

- ‘가죽’이라고 하면 ‘다루기 힘들고 질길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 ‘가죽’이라는 소재의 매력은 무엇인가?
“가죽의 매력은 쫀쫀함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만졌을 때의 다양한 텍스쳐(texture : 질감)와 가죽 속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낌을 좋아해요. 가죽이 쫀쫀하면 구두 칼로 재단할 때 샥~하고 잘리는 느낌, 그 느낌이 가죽을 다루면서 느껴지는 희열감같은 것인 가봐요.”
- 가죽공예는 “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것으로 일고 있다. 취미로 가볍게 하기엔 어려운 과정”이라는 인식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요즘은 가죽공예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 중 전문가과정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꽤 많아졌어요. 그만큼 관심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배우면서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취미로 하시거나 포기하는 분들도 많으세요. 취미로 가볍게 하기엔 어려운 느낌은 있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해요. 뭐든지 처음이 어렵고 손에 익다 보면 더 자연스럽게 되는 거 같아요. 모든 게 경험이니 시간을 들이면 취미로 좋은 공예라고 생각한답니다. ^-^”
- 가죽공예 수업도 하고 있는데…초보자도 ‘원데이 클래스’만으로 작품 완성이 가능할까? 가죽공예를 도전하기 겁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요즘은 스트레스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은 시대다 보니 조금은 가죽공방에 와서 편안하게 쉰다라는 느낌으로 생각하면서 공방에 방문해도 좋아요. 카드지갑을 하나 만들어서 내 만족함을 누릴 수 있다면 도전해봐도 되는 취미라고 생각이 드네요. 현재 간단한 소품(카드지갑, 여권지갑 등)은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 중입니다. 문을 두드리는 용기만 준비하고 오세요. 그러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답니다.”
- ‘가죽공예’라고 하면 지갑, 가방 등을 쉽게 떠올린다. 이외에 만들 수 있는 다른 아이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요즘은 가죽을 이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요. 휴지케이스나 의자, 화병 등 인테리어 소품에 사용을 많이 해요. 인테리어 소품은 오랫동안 집에 두는 제품들이 많기에 가죽을 사용하기 좋은 거 같아요.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빈티지 느낌도 있기에 다양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이 들어요.”
- “가죽공예를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일화가 있다면...
“요즘도 그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내 일이 재미가 있고 사람들과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지금 제가 그 상황이라 가죽공예를 시작하길 잘했다라고 생각이 언제나 들어요. 어찌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기도 했지만 천천히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제 자신이 대견스럽네요^-^”

“처음부터 공방을 연 것은 아니었어요. 초기 자리잡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처음 시작할 때 프리마켓이 엄청 핫(hot)할 때, 거기서 먼저 수익을 얻었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하게 되었어요. 프리마켓하면서 명함을 나눠드리면 주문제작 의뢰가 들어오면서 작업량도 늘어나게 됐어요. 그것도 공방을 열게 된 계기예요.”
- 작품, 제품이 예쁜 디자인이 많다.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서 얻고 있나
“명품이나 수강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찾거나 변형해서 디자인을 선별해요. 그리고 기성품과 디자인이나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죽의 질을 남 다르게 중시해요. 가죽은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나 주문제작 건은 좋은 가죽으로, 미싱 보다는 손바느질을 선호해요. 미싱은 풀릴 가능성이 있는데 손바느질은 풀리지가 않아요. 제품을 오래 쓰실려면 손바느질로 해야 돼요.”
- 앞으로 가죽공예 작가로서 꿈꾸는 목표가 있다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수업을 진행 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시그니처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요. 그리고 이 일을 계속하면서 수강생들이 공방을 내는 것도 보고 싶어요.”
권아현 공방장은 혼자서 작업하는데, 지갑 같은 경우 2주 정도, 가방은 4주 걸려 작품을 완성한다고 말한다. 특히 주문제작일 경우 시제품으로 만들어 고객의 의견을 한번 체크하고 완성품을 별도로 다시 제작하는 방법을 적용해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그런 정성스러운 작품활동은 프리마켓에서 재구매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선물하려고 배우거나 주문제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살짝 귀뜸했다.
제품 사진도 직접 찍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한 홍보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권 공방장은 공방 주인이라기 보다는 작가가 더 어울려 보인다. 그가 만들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려는 사람들에는 어느 공방보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일반 문화센터보다 약간 비싸다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