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양성평등 스웨덴과 비교하면...우리는 왜 '연대'하지 못하는가?
미투, 양성평등 스웨덴과 비교하면...우리는 왜 '연대'하지 못하는가?
  • 홍세영 교수
  • 승인 2018.11.14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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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홍세영 교수]

작년 가을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미투운동(#METOO)이었다. 미투운동의 시작은 미국 유명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가 영화제작사인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에게 성폭력 당한 사실을 자신의 SNS에 알리면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이었다. '나도 당했다(ME TOO)'라는 의미를 가진 이 운동은 많은 여성들이 동참하면서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모 여검사의 폭로로 시작되면서, 공직계, 문화예술계, 정치계 등 은폐된 사회에서 성폭력을 비춰주었다. 한국의 미투운동은 여성 인권의 취약성을 한 방에 보여주었고, 이는 우리사회에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우려했듯이 한국에서 미투운동은 일회성ㆍ정치성으로 끝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미투운동은 일부 여성들이나 시민단체에 의해서만 주도되었고, 제도적인 책임이 아닌 개인적인 책임으로 몰고 가면서 일부 가해자는 법적싸움으로, 일부는 기소되고, 일부는 자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제도적으로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또한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미투의 진정성을 잊어버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국민의 기억 속에 잊어버렸다. 이 착찹한 모습을 보면서 스웨덴이 떠올랐다.
 
현재 스웨덴은 양성평등 국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일 뿐 절대적 측면에서의 완전한 양성평등 정도를 달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미국에서 미투운동이 발생했을 때 한국처럼 스웨덴에서도 그 파장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방법과 결과는 한국과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웨덴의 미투운동 전략은 '연대'였으며, 결과는 '동의없는 성관계는 모두 강간으로 여긴다'는 법적 조항을 만들어내면서 사회구조적 변화를 도모하였다.

스웨덴의 미투는 영화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스카상을 받은 유명 여배우 알리시아 비칸더(Alicia Vikander)를 포함한 스웨덴 영화계 선두주자 여성 6명이 자신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였고, 이후 460여 명의 여배우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silenceaction)는 구호를 외치며 연대하였다.

이들은 스웨덴 영화제에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와 인권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각성시켰으며, 자신들의 성폭력 사실을 이메일로 폭로하였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익명으로 처리하였다. 참고로 익명으로 처리한 이유는 이 사안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후 스웨덴 미투운동은 정치계, 문화예술계, 학계,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이 연대했으며 그 수는 60,000명에 이르렀고, 적극적인 운동은 스웨덴사회에서 참정권 이후 두 번째로 활발한 여성운동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이 운동으로 많은 가해자들이 기소되고 직장을 그만두었으며, 나아가 성관계시 한쪽이 분명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다면 강간으로 처리한다는 법 조항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의 남편이 미투의 가해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즉 개인적인 측면을 넘어 사회구조적인 면을 바꾸고 있었다.
 
한국은 어떠한가? 유명 톱 여배우를 비롯한 유명 여성 문화예술인 중 미투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들 중 얼마나 미투운동에 참여 했는가? 정부의 대응은 무엇이었는가? 우리가 미투운동으로 진정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여성들! 왜 우리는 연대하지 못하는가?....

필자 : 홍세영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전 한중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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