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對 팩트] '평양냉면' 발언…진위 여부도 논란, 의미 파장도 가짜 뉴스 의혹
[팩트 對 팩트] '평양냉면' 발언…진위 여부도 논란, 의미 파장도 가짜 뉴스 의혹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11.0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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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사회가 '복잡다단'해질수록 이슈와 이슈는 충돌한다. 같은 언론의 지평에서도 당연히 갑론을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부딪치는 이슈와 사실들을 [팩트 對 팩트]에서 다시 한번 점검한다. <편집자주>

때 아닌 '냉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측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소위 ‘냉면 발언’과 관련해 연일 대여 공세를 몰아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리 위원장은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옥류관에서 식사하며 같은 테이블에 앉은 기업인들(공식 수행원)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며 면박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부터 제공된 팩트 또는 가짜 뉴스는 논란과 해명을 계속 낳으면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한국당은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과 관련해 북한 당국의 공식 사과와 리 위원장 교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반면 '냉면 발언'은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발언의 이른바 ‘팩트 체크’를 앞두고 있다.

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ㆍ번영 포럼 창립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렀다가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이른바 '평양냉면 발언'에 대해 "전해 들었다"며 사실 여부를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의원 회관을 찾은 조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 자리에 없어서 발언의 진위에 대해 아는 바 없다. 건너 건너서 평양정상회담 때 바쁜 일정 중 얼핏 들은 거라 정확한 것을 제가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며 "공식적 보고를 통해 들은 것도 아니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국정감사에서 "9월 평양정상회담 기간에 리 위원장이 방북 기업 총수들에게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말한 것을 알고 있느냐"는 정진석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이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논란이 일자 이러한 과정에서 '냉면 발언'은 없었으나 대신 "뭘 들고 오셔야지, 그러면 제가 다 해드릴 텐데..."라는 취지의 발언은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설사 '냉면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도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에게 핀잔을 주는 분위기는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손님으로 안 보고 봉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팩트", "남북 관계의 갑을 관계가 드러난다"며 남북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남북 평화의 중요성 만큼이나 기본적인 국격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를 대여 기회로 잡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리 위원장 교체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또 북측이 우리 국민과 기업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남북 관계를 도로로 따지면 상당히 험한 비포장도로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가 과속하고 있다"며 "비포장도로에서 과속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고 아차 잘못하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처럼 비굴해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도 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왜 이렇게 북한 앞에서만은 나약해지고 저자세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1일 국감에서 "당시 자리에 있었던 기업 총수 등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그런 말이 없었다고 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 장관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가 다시 "얼핏얼핏 얘기한 것이어서 더 정확한 것은 제가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며 수습하는 뉘앙스의 표현을 하고 나서면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하지만 ‘팩트 체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리 위원장이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반박이 간접적으로 나오면서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가 만들어 졌다. 

게다가 이 같은 발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당은 팩트를 왜곡하면서까지 정치공세에 나섰다는 역풍을 당면할 수 있다. 

상대방이 굴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냉면 발언은 없었고 다만 '뭘 들고 오셔야지, 그러면 제가 다 해드릴 텐데'라는 발언도 남북경협 차원에서 속도를 내고 싶다는 취지로 이해가 된다면 공세는 역전될 수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리 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없었다고 답변했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그런 얘기는 들은 바 없다'며 '어떻게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서훈 국정원은 전날 국정원 국정감사에서는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미디오오늘에서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리선권 위원장이 식사 자리에 불쑥 나타난 것도 아니고 원래 자리에 있었던 것이 팩트로 드러났고 정색해서 면박을 준 냉면 발언은 없었고 경제협력을 가급적 빨리 진행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온 취지의 발언은 있었다고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을 왜곡해 악의적으로 남북관계를 안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일종의 가짜뉴스 아니겠나. 결국 실무 책임자인 통일부장관을 교체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고 남북관계를 상당부분 후퇴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명균 장관은 남북고위급 회담에 탈북인 출신 조선일보 기자의 풀 취재를 제외시키면서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혀 조선일보와 날을 세웠다.

그리고 나온 것이 조 장관이 리 위원장으로부터 굴욕을 당하고 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와 한국당의 공세였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좌우명 : '자본'을 감시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눈은 작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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