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문재인 정부의 '하나금융 홀대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의 인도 순방길에 하나금융그룹 및 하나은행 인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도 김정태 회장은 제외됐었다. 이번에는 외국계인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까지 포함된 것과 비교하면 왕따설ㆍ괘씸죄(?)까지 거론되는 등 확실한 선긋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는 것.
하나은행은 특히 글로벌 경영 전략을 일환으로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불참은 여러모로 아쉽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를 방문 길에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과 회장을 대신할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명단에서 빠져 주목을 끌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인도 방문 동행 경제 사절단 명단'에는 금융권 주요 인사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등이 포함됐다.
관련업계서는 하나금융이 국정의 큰 틀에서 금융 산업 발전 등에서 완전 제외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함영주 행장은 채용 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점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지만 김정태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도 명단에서 제외돼 말이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이 셀프 연임 등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은 뒤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도 제외된 후 두번째인 이번 인도 순방에서도 빠진 김 회장으로 인해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직원들까지도 설왕설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경제사절단에 계속 제외되고 있는 하나금융 경영진에 대해 하나금융 측 중국 길림성 정부와의 업무협력(MOU)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하나금융 측은 정부가 신남방정책과 함께 글로벌 성장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은 신북방정책에 부응하고, 북한의 정세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길림성 정부와의 전면적인 업무협력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림성과 지속적이고 밀접한 협력관계를 이어온 하나금융은 지난 6일 길림성 정부가 주최한 '제1회 길림성ㆍ홍콩ㆍ마카오 및 국제 금융합작 교류회'에 초청 받아 참석해 밀접한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는 것.
하지만 금융권 업계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가 아니다. 사실 김정태 회장이 일정상의 이유로 빠졌다면 함영주 은행장이 합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함 은행장이 은행권 채용비리로 재판 중이지만 그렇다고 못 갈 이유도 없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각에서 나오는 '하나금융 왕따설'은 낭설이다"라며 김 회장이 중국과의 MOU건으로 동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 측에서도 "함 행장이 다른 일정을 소화하느라 사절단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정태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는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방미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한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경제사절단에 계속 2번 씩이나 제외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최순실의 금고지기라고 알려진 이상화 전 본부장을 특혜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고, 해당 통로에 김정태 회장이 개입한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채용비리로 촉발된 문제에 대해 함영주 은행장과 김정태 회장이 자리를 보전하며 전면 부정을 하고 있는 것도 정부로서는 괘씸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