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 역시나...검찰 고발 없이 '수사협조'로 명분만 챙긴 사법부
[사법 농단 의혹] 역시나...검찰 고발 없이 '수사협조'로 명분만 챙긴 사법부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6.15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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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접 검찰에 고발하는 대신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후속조치를 내놨다.

검찰 고발 방안은 후속조치로서 부적절하다고 봤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법원장이나 사법부 명의의 고발이 여러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고참ㆍ중견 법관들의 견해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 입장은 현실적인 방안을 택했다는 의견과 명분만 있는 조치일 뿐이라는 지적이 양분되고 있다.

15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같은 후속조치를 내놓으면서 검찰 고발과 관련해서는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섣불리 고발이나 수사의뢰 같은 조치를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이뤄진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미공개 문건을 포함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ㆍ물적 조사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시민단체 등의 고소ㆍ고발이 여러 건 검찰에 접수된 만큼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 협조하겠다며 사법부 판단에 대한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는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의혹에 연루된 현직판사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실시하기로 했다. 김 대법원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을 포함한 13명의 법관에 대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절차에 회부했다"며 "관여 정도와 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징계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일부 대상자들은 재판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또 특별조사단 조사가 미진했다는 외부 지적을 받아들여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인적ㆍ물적 조사자료에 대한 영구보존도 지시했다.

이 자료들은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는 물론 법원 차원의 추가조사나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추가로 실시될 경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방법원 단독ㆍ배석판사 등 젊은 후배 법관들로부터는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문제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태도가 미온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공산이 커졌다.

게다가 김 대법원장이 이날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법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는 제 개인적 믿음’이라고 말해 사실무근이라는 예단을 검찰에 심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김 대법원장이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이런 상황이면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리기도 어렵다는 관측 역시 뒤따른다.

의혹 규명을 위해 압수수색 등을 하려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줘야 하는데, 사법부가 이번 의혹을 두고 미온한 태도를 보이면 검찰로서도 수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사법부가 내부의 일을 자체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에 수사를 맡겼다면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며 "대법원장이 검찰고발에 소극적인 것은 강제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법원이 사건을 들고 오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있겠느냐"며 "수사에 꼭 필요한 영장도 법원에서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법관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사법부 스스로 훼손한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꾸짖음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근본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의혹을 파헤칠 검찰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사법 불신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면 특검 수사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이 다시금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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