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 양승태 강력 부인…검찰 수사 여부는 "그때 가서 보자"
[사법 농단 의혹] 양승태 강력 부인…검찰 수사 여부는 "그때 가서 보자"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06.0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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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대법원장, "재판 관여, 법관 불이익 없었다. 상고법원 추진 반대 법관에 불이익 준적 없다"

[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당시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다"며 "대법원 재판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을 조사한 결과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화 추진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하려 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커졌다. 이 같은 문건들을 양 전 대법원장이 지시ㆍ보고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자 조사를 요청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거부한 바 있다.

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장으로서 재직하면서 대법원 재판이나 하급심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며 "하물며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아서 방향을 왜곡하거나 거래하고 그런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한 얘기는 재판을 한 대법관을 비롯해 법관들에게 심한 모욕이 될 것"이라며 "제가 간섭하거나 뭔가 목적을 위해 대법원의 재판이 왜곡되고 방향이 잘못 잡혔다고 기정사실화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또 "대법원의 재판은 순수하고도 순수한 것으로 이를 왜곡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라며 "대법원 재판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지금까지 한번도 대법원의 재판을 의심받게 한 적이 없었다. 대법원 재판에 의구심이 있다면 제발 거둬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상고법원 추진은 대법원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조사에서 이를 반대하는 견해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 지적됐는데 그런 게 있었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반대하는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행정처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지적이 사실이라면 제가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1년 넘게 세 번의 조사가 있었고 여러 개의 컴퓨터를 흡사 남의 일기장 보듯이 완전히 뒤지며 400여 명의 사람들이 조사를 받았는데도 밝히지 못했다. 제가 가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검찰 조사에 대해선 "검찰이 수사를 하는가. 그때 가서 보자"며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따른 양 전 대법원장 등을 상대로 직권남용죄를 근거한 고발장이 잇따르고 있다. 검찰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10건에 달하는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에 배당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 법원장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형사 고발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대법원에 판결에 대해 KTX 해고 승무원들은 재심을 요구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취소 소송을 낸 전교조, 기타 제조업체 콜텍, 쌍용차 정리해고와 대상자 선정기준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판결, 철노도조 파업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결, '남녘 통일 애국 열사 추모제'에 참석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교사 등이 1ㆍ2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법원 노동자 3405명이 포함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도 양 전 대법원장을 사법농단 '몸통'으로 지목하고 강제수사를 검찰에 요청했다. 사법부 수장이 법원 내부로부터 고발당한 건 헌정 사상 최초다.

아울러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법원행정처 판사들에게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만으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과, 법관 동향 파악 등 행위가 양 전 대법관 직무권한에 해당하는지부터가 모호하다는 의견 등이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이 퇴임 이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9월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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