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국내 게임업체들이 게임 아이템 확률을 부풀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면서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그런 와중에 업체 경영진들의 억대 연봉이 함께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게임업체들에 대한 관련 규제 논쟁과 실효성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업계는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의 공감을 못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 연봉 순위가 발표됐는데 권영식 넷마블 대표의 지난해 연봉 수령액이 42억7500만 원으로 전문 경영인으로서 6위를 기록했다.
2일 넷마블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권영식 대표는 급여 4억3300만 원, 상여 1억6700만 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36억6300만 원, 기타근로소득 1220만 원으로 총 수령액은 42억7500만 원이다.
회사 측은 "주총 결의로 부여받은 행사가격과 행사시 시가 차이, 행사 수량을 고려 산출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의 보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보다 많다. 방 의장은 지난해 총 26억6700만 원을 수령했다. 방 의장은 급여 12억3000만 원, 상여 14억3500만 원, 기타근로소득 250만 원 등 총 26억67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방 의장은 지난 2016년 연봉은 16억 원으로 1년 새 10억 원이 늘어나면서 게임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선 넷마블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매출신장의 일부는 게임 아이템 '눈속임'으로 벌어들인 수익?
하루 전인 1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코리아, 넥스트플로어 등 게임업체 3곳을 적발했다.
과징금 규모는 넥슨코리아 9억3900만 원, 넷마블게임즈 4500만 원 등으로 시정ㆍ공표 명령과 함께 10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ㆍ과태료가 부과됐다.
이번에 적발된 넷마블의 사례는 지난 2016년 야구게임 '마구마구'에서 출현 가능성이 0.01%에 불과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며 구매자를 속였다. 또 '몬스터 길들이기' 게임과 '모두의 마블'에서도 아이템을 뽑을 확률을 부풀렸다.
넥슨코리아의 '서든어택'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연예인 카운트'와 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니 차일드'에서도 눈속임 행태가 지적됐다.

이들 확률형 아이템은 일정 금액을 주고 구매하지만 구체적 아이템 종류는 소비자가 사용할 때 알게되는 상품으로,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행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확률형 아이템을 적발하고 역대 최고 수준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소비자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정확히 표시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지난해 2월 '자율규제 평가위원회(평가위)'를 꾸려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을 공표해왔다. 그러나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 적발된 게임물은 평가위 출범 후 세 차례에 걸친 자율규제 미준수 공표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평가위 관계자는 "실제 확률에 대한 데이터는 게임사들만 갖고 있는 만큼, 사후조사는 몰라도 사전에 자율규제를 통해 이를 검열할 수 있는 방식은 현재로선 없다"고 전했다.
게임사가 확률 고지를 하더라도 이용자 눈을 피해 게임 속이 아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자사가 서비스 운영하고 있는 70여 종의 게임들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나, 과거 3개 게임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며 "이용자들에게 이미 사과공지를 통해 설명했고 개선조치도 완료했다. 공정위의 의결서가 수령되는대로 자세히 살펴보고 신중히 대응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영식 대표가 전문 경영인 중 연봉 6위에 랭크된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이 지난해 243억80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전문 경영인과 오너 일가 중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오너를 제외한 전문 경영인 중에서는 권 회장의 뒤를 이어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 84억2700만 원, 윤부근 부회장 76억6900만 원,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 사장으로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했다.
뒤를 이어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가 52억8700만 원,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42억7500만 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